본문 바로가기

영어그림책

Albert's Quiet Quest

211124

 

 

사람 많은 곳을 하루종일 오가면 그 기운을 뺄 필요가 있다. 좋은 기운들이었어도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절충이 필요한 법이다. 일종의 리츄얼이라고나 할까.

고분을 좋아하는 내 눈에 쓰윽 지나가면서 포착된 곳이 있었다. 여긴 뭐지? 해가 지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다시 와봤다.

 

 

 

Albert's Quiet Quest

Isabelle Arsenault

 

알버트는 시끄러운 곳을 벗어나서 혼자 책을 읽고 싶다.

 

조용한 곳을 찾다가 펜스문을 여니 누가 버린 그림에 그만 시선이 멈췄다.

 

마치 진짜 그 장소에 온 것처럼 의자를 갖다놓고 혼자의 시간을 만끽하기 시작한다.

 

 

 

음..너무 좋은 걸..

 

 

근데 동네 친구들은 당최 알버트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다들 자기들만의 소일거리를 들고 한 명씩 차례대로 알버트의 바로 코앞에서 놀기 시작한다.

 

 

 

 

그런 친구들에게 참다참다 소리를 지른다.

 

고마해.쫌.조용히 하라고.

혼자 책 좀 읽자!!! 어?

 

상처받은 친구들은 뿔뿔히 흩어진다.

그만 미안해진 알버트.

 

 

 

그 때 친구들은 의자와 책을 한 권씩 들고 알버트옆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미안하다고 말하려는 알버트에게 다 함께 쉬..조용히 해..책 좀 읽자..해놓고 낄낄.

 

 

이렇게 모여앉아 노을을 바라본다.

 

 

또는 이렇게..

 

 

하도 책이 귀여워서 마지막장을 폈을 때는 그만 입이 헤죽 벌어졌다. 그래..혼자 잘난 척해도 어디 가겠어. 저렇게 난장판 속에 싸우다가 사이좋았다가 하는거지. 그렇게 까칠하게 생겨먹은 알버트를 이해하고 그 앞에서 옆에서 성가시게 놀다가 욕을 먹어도, 그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놀이를 바꾸는 친구들이 있어 알버트는 행복하다.

 

 

그림책을 들고서 어슬렁거리는 것은 딱 내 놀이방식이다. 함께 먹고 마시는 것도 이제는 즐길 수 있다. 수다떠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역시 나에겐 이런 고요가 필요하다.

 

 

여러 고분들을 가봤지만 사람없고 걷기에 편한 이 곳이 의외로 맘에 든다. 더군다나 해질 때 편안하게 걸으며 한 눈에 풍광을 품을 수 있어 좋다.

 

 

오늘 노을은 바람없이 다정했다.

 

 

 

 

 

해가 지고 난 뒤 civil twilight가 아직 가지 말라고 붙잡았다. 아..이 맑음이라니.

 

 

지평선같은 언덕에서 숨을 크게 쉬었다.

 

 

 

어둠이 내리는 봉분옆을 걷는데 이게 하나도 안 무섭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린다.

 

 

기분좋은 일들의 뒷편에는 언제나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가 존재한다. 기분좋은 일들로 얼렁뚱땅 덮어버릴 수는 없다. 죽음의 집앞인 삶의 마당을 걸으면서 여러번 심호흡을 해야했다.

 

 

 

알버트의 친구는 말한다.

Suit yourself.

 

네 맘대로 해.

너 알아서 해.

알버트는 친구들이 같이 놀자고 제안할 때마다 됐어..책 읽을 거야..라며 거절해놓고 주변의 돌아가는 상황에 온통 신경이 곤두선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말까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네 맘대로 하라고 했는데 왜 이제 와서 딴소리냐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참다참다 화를 내면 느닷없이 왜 그러냐는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알버트의 세계는 판타지다. 저렇게 소리를 지르며 다 쫓아버렸는데 알버트가 좋아하는대로 의자와 책을 갖고 모두 나타나다니!

 

 

 

알버트를 부러워말고

숨 한 번

크게 쉬고

suit yourself.

everything will be fine.

 

반응형

'영어그림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Sleeping Forest  (0) 2022.04.02
Lawrence in the Fall  (0) 2022.03.17
What did the tree see?  (0) 2022.03.14
Together  (0) 2022.03.14
Beyond the Fence  (0) 202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