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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그림책

Together

220107

 

비현실적인 장면앞에서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보니

미안했다.

삶의 무게를 많이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나는 팔자좋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맑은 순간을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섭섭하고 억울한 기억과 쓸데없는 걱정의 알고리즘이 내 앞에 차르륵 펼쳐질 때,

걸어야겠다고 클릭했다.

웅크리고 있다 걸으러 나와보니

마음이 다시 깨달음과 감사하는 마음과 그리움으로 돌아선다.

 

 

 

 

몸이 움직인다

 

정현종

 

 

몸을 여기서 저기로 움직이는 것

몸이 여기서 저기로 가는 건

거룩하다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가까운 데 또는 멀리

움직이는 건

거룩하다

삶과 죽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욕망과 그 그림자-슬픔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와 한없이 가까운 내 마음이

나에게서 한없이 먼 내 마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깥은 가이없고

안도 가이없다

안팎이 같이 움직이며

넓어지고 깊어진다

 

몸이 움직인다

 

무덤 옆에서야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안에 흐르고 있을 길을 찾아 걸으리.

 

어딘가에 기다리고 있었던 그 길을 마침내 걷게 될 것이다.

 

 

Together

Luke Adam Hawker

 

 

 

 

이 책이 나에게 소개되었을 때 아마 이 나무장면들이었을 것이다. 나무에게로 몸을 움직이고 그 곳에서 기운을 받고 나와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는 내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그 기운이 좋으니 사람들을 나무에게 가라고 자꾸 초대한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사람들과 더 함께 움직였을까? 더 많이 만나면서 어울려 지냈을까?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좋아해도 선을 긋는 습성때문에 세상을 혼자 사냐고 욕을 먹었다. 경계를 지키려는 속성이 코로나때문에 더욱 강화가 되었으나 다행인 것은 경계를 넘나들 수는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주침을 응시하고 버티는 힘이 생기고 있다.

텍스트는 말한다

자연이 앞으로 한발자국 내딛도록 뒤로 물러서서 길을 비켜주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 그리 하면 된다. 한걸음 물린다고 해서, 길을 비켜준다고 해서 내가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얘기하면서 그것의 연결고리를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연임을 깨닫게 한다.

 

 

 

아고 넘 멋지다. 매일같이 스케치한다는 작가의 말에 또 한 번 반성한다.

 

Luke Adam Hawker

Luke is a practising Artist, Designer, Illustrator living and working in London. He studied Interior Architecture and Design at Nottingham Trent University, this architectural background is evident within his work. Drawing on location in pen and ink, Luke's main focus is London's architecturally ric

www.lukeadamhawk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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